식용코팅제, 어디까지 왔을까?

장을 한번 보고 나면 버려야 하는 쓰레기들 정리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비닐 봉투, 비닐 랩, 스티로폼까지. 건강하자고 챙겨먹는 과일, 채소에 따라오는 비닐과 스티로폼을 정리하다 보면 이래도 괜찮을까 싶은 생각에 냉장고를 채운 뿌듯함 뒷 편에 가책이 따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머지않은 미래에 농산물 포장 비닐은 사라지고 식용코팅 처리된 채소와 과일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 Apeel science
(이미지 출처 : Apeel Sciences)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푸드테크 기업이라면 단연 <어필사이언스>를 꼽을 수 있다. 설립초기 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유명세를 탄 어필사이언스는 농식품 부산물 추출물을 기반으로 개발한 식용 코팅제 ‘어필’을 개발, 2020년부터는 비닐포장 대신 ‘어필’이 적용된 오이를 월마트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비닐포장 대신 식용코팅제를 적용해 실질적인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어 폐기되는 농식품의 양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어필사이언스의 주장이다. 농식품은 수확되고 난 이후에도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흡수, 배출하는 ‘호흡’을 지속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 차단하는 기존 비닐랩 등의 포장에 비해 식품이 가지고 있는 수분을 보존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일반 아보카도(좌) 어필을 바른 아보카도(우)의 시간별 부패 과정 비교 (출처 : Apeel Sciences)
# mori
(이미지 출처 : mori)
어필사이언스 못지 않은 주목을 모으고 있는 곳이 2016년 설립된 <모리>이다. 모리는 실크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소금, 물, 열을 가해 만든 식용코팅제를 생산자부터 유통자까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실크에서 추출한 단백질 기반 기술이라는 점과 개발단계에서부터 육류와 어패류 식품에도 적용을 준비중이라는 점이 어필사이언스를 비롯한 농식품 부산물 기반의 식용코팅제 개발 기업들과의 차별점이다.

모리 기술을 적용한 주키니면(채식용)과 다짐육 (출처 : mori)
식용코팅제의 상용화로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단순히 우리가 집에서 분리배출해야 하는 포장재가 줄어드는 것만이 아니라, 식품의 유통기한 연장으로 인한 폐기량 감소, 식량위기 지역에 보다 안정적인 식량 공급, 석유기반 포장재 생산 감소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 절감, 이산화탄소 발생량 저감까지 가능해질 수 있게 되는 기술이다.
식용코팅제, 언제쯤이면 우리 삶에 도달하게 될까?